ㆍ미국은 지금… 투자은행 업무 비중 증가
ㆍ책임소재 모호·규제 덜한 구조화채권 판매 열 올려

금융위기 후 2년… 다시 ‘투자거품’ 만드는 대형은행들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구촌을 위기에 빠뜨린 ‘주범’들은 위기를 잊은 지 오래다. 미국 월가의 대형은행들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순이익을 회복했으며 최근에는 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 구조화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또 한차례 투자거품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월가 금융인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2년 전 밀어닥친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 정부는 막대한 양의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시민들은 아직도 지갑을 열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블딥 우려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투자은행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말이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투자은행 업무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심지어 높은 수익을 쫓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명성이 결여된 구조화채권(Structured note) 판매에 열을 올리는 등 ‘제2의 투자거품’을 초래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주요 5개 대형은행의 수익구조에서 투자은행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수익구조에서 ‘트레이딩 및 자기자금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상반기 67%와 43.5%를 차지해 금융위기 전인 2007년보다 오히려 늘어났고, 순이익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씨티그룹은 2008~2009년 연속 마이너스 순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69억8000만달러의 순익을 거뒀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상반기에 40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둬 근래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급기야 월가 은행들이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책임소재가 모호하고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구조화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또다른 투자거품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인스티튜셔널 리스크 어낼리틱스’의 크리스토퍼 월런은 보고서에서 “금융개혁법 발효로 은행의 자기자본 투자 및 사모펀드 투자가 제한되자 은행들이 금리변동 등에 베팅하는 구조화채권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은행들은 투자자에게 두자릿수 수익률을 약속하지만 종종 상품 투명성이 크게 결여되는 것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구조화채권 투자자는 금리가 뛸 경우 돈을 잃게 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미 2개의 헤지펀드가 금리 상승시 구조화채권 시장이 요동칠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욕연방은행에 재직했던 월런은 지난 2007년 발생한 주택저당증권(MBS) 시장 붕괴를 예측한 이 분야 전문가다. 


미국 개인 투자자가 사들인 구조화채권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지난해에 비해 72% 증가한 29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Posted by 정소군